내/가/꿈/꾸/는/그/곳 Boramirang 함께 가는 南美旅行45
나는 미동도 하지 않는 미이라 앞에 한동안 서 있었다. 그의 육신은 한방울의 수분도 없이 투명한 유리관 속에서 사람들이 보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고 조용히 잠들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 곁에서 미이라의 구석구석을 엿보며 또 훔쳐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엔 알지못할 표정이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또 사라졌다. 나와 혜은도 그랬다. 그 곁에는 보자기에 싸여있는 조그만 어린이 미이라도 있었으며 평소 그들이 사용하던 생활용품이 함께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의 생활용품중에서 친숙한 '빗'이었는데 원형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고 특히 그들이 사용한 '반짓고리'는 지금다시 사용한다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생생한 것이었다. 그 곁에는 그들이 생전에 사용했던 오색실과 그 실로 짠 옷들이 세월의 흔적을 쓸어내며 닳아있었는데 나는 그 '천'을 뚫어지게 바라 보았다.
헝클어진 머리결 사이로 보이는 그의 표정은 많이도 찌들어 있지만 원래 그의 표정은 아니었다. 나스까로 가는길목에 위치한 이 공동묘지는 기원전후(BC300~AD700)에 번성한 '나스까문명'을 일구었던 잉카인들의 주검이 묻힌 곳이다. 그들은 이곳 Chauchilla의 건조한 땅에서 이승의 삶을 마무리하고 저승을 향하여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이곳은 휴가철에 사람들이 보딩패스를 기다리며 공항 이곳저곳을 서성이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건조한 땅 밑에서 저승을 향한 여행을 준비하는 곳이고 먼저 간 사람들은 각각 그 여행에 필요한(?) 이승에서의 도구들을 지니고 있었다. 곡식을 빻을 때 사용하던 '간이절구'와 목마를 때 마실 물과 얼마간의 곡식들과 여행에 꼭 필요한 장비들 이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긴 머리카락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태어난 후로 한번도 자르지 않은 머리카락은 또아리를 틀어서 몸을 감싸고 있었다. 매마른 땅 이곳 이승에서 밤을 지새기 알맞은 모습이기도 하지만 태어날 때 부터 하늘이 준 생명의 한 올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의 삶은, 전생의 가르침을 이승에서 實演하고 저승의 여행을 위한 한 정거장처럼 생각했던 것일까?...
발굴된 묘지속의 그들은 한결같이 웅크린 자세로 저승행 '은하철도'앞에서 '철이'가 걸쳤던 망또를 두르고 있었다. 저 하늘 저~~~먼곳으로 '은하철도999'를 타고 자신들이 왔다고 믿는 그 별들을 향해서 여행을 가고 있는 그들, 나는 그들과 함께 짧은시간동안 그 별들로 가고 있는 나를 보았다. 그들이 이승의 생을 마감할 때 까지 기른 머리카락 끝에는 오색리본이 나풀거렸다. 빛으로 태어난 사람들...그 빛이 소멸되면 다시 어둠의 긴 터널을 향해서 여행을 떠나야 할것인데 나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 것일까?
세상에서 지지고 또 볶고 지지고 또 볶으며 하루하루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공동묘지의 이들은 시간만 달리할 뿐 한 공간속에 누워있다. 그들은 말이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괭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잠시후면 열차가 도착한단다. 차표는 끊어두었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아직 차표는 커녕 하늘저편으로 가는 열차가 언제 개통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다. (내게 은하여행을 안내해 줄 '메텔'은 누구일까?...) 그들은 저승으로 자신이 타고 갈 '탈 것'에 대해서 나스까에 커다랗게 그림을 그려 두었다. 나스까문명은 그렇게 통째로 은하로 여행을 떠나고 이 땅에는 매말라 바싹거리는 껍데기 '미이라'만 남겨 두었다.
이때가 Canon del Colca를 다녀 온 다음날인 2006년 8월 4일이었다. 아레끼빠의 넘실거리는 황홀한 밤을 뒤로하고 나스까로 향하던길, 그먼지 폴석거리는 한 문명의 흔적을 찾아 나선곳에 나와 모습이 꼭 닮은 미이라(Mummy)가 나를 반긴(흐미!...^^)곳이다.
Chauchilla 공동묘지로 가는길...
Chauchilla 공동묘지로 가는 길에 늘어선 최근의 묘지들...
이 묘지들은 건조한 기후에 이슬을 겨우 맞고 있을 정도다.
황량한 벌판을 지나면 Chauchilla가 나온다.
발굴된 Chauchilla의 미이라들이 생전의 모습을 하고 사후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평소에 사용하던 항아리들도 함께 묻혀있다.
가지런히 정돈 된 묘지속...발굴후 정리 해 두었다.
한 가족이 함께 저승으로 가는 여행을...
이들도 살아 숨쉴 때 곡식들을 빻아 먹었다.
제법 큼지막한 무덤속이다. 미래의 우리들 모습인데...
살은 한점도 남아 있지 않다. 두개골을 싸고 있는 저 가죽속으로 지혜가 살아 있었는데...
'철이'를 닮은 저 인디오들은 지금 '은하철도999號'를 타고 어디쯤 가고 있을까?
생전에 한번도 자르지 않은 머리카락이다. 자신의 몸 어디 한군데라도 소중히 여겨야...
항아리들 파편이다. 이미 저 은하 멀리로 여행을 떠난듯...
무덤속으로 빛이 스며들고 있다. 이들은 어떤 빛속으로 여행을 하고 있을까? 까만터널을 지나는 이들...
혜은이 건조한 땅 속에 앉아(?)있는 미이라들을 살펴보고 있다. 뒤편으로 오아시스가...
지금은 아무말도 없는 이들...이들도 우리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을까?...
육신이 죽은자는 죽은자고, 산자는 또 살아서 이렇게 기념한다. 이것이 인생이다.
머리?을 수놓은 오색리본...저 머리끝은 생전에 처음 빛을 보았던 그 자리에 매어져 있다.
아직 산화를 거듭하고 있는 미이라...
Chauchilla유적지 위를 땡볕이 내리쬐고 있다.
일가족이 여행을 떠나고 있는 공간이다.
마치 은하철도의 객실을 닮은 무덤속...미이라들이 여행을 떠나긴 떠났을까?...떠난것 같기도 하고...!
저 머리카락으로 생활에 지장은 없었는지...?
Chauchilla 유적지 전경이다.
이 미이라는 은하철도를 마다하고 개인용 탈것에 있는 것 같다. 왠지 외로워 보인다.
아직 표정이 살아있는 이 미이라는 불만(?)이 있어 보인다. 꼭 철이같다.
은하철도의 객실과 닮은 무덤속이다. 얼마전에 리마에서 500년전에 총탄을 맞은 두개골이 발견되었는데 잉카전의 문화인 나스까의 문화속으로 제3세게의 인간들이 미리 침투했다는 반증...
표면에 가까이 노출되어 있는 Chauchilla 유적지들...
한 미이라 사이로 어린 미이라들이 아직 썩지않고 있다. 다 말라버린...
신분이 꽤 높아 보이는 범상치 않은 미이라지만 은하철도 여행엔 고급좌석이 없다.
Chauchilla유적지에 마련된 10평남짓한 박물관에는 이런 미이라가 소개되고 있다. 거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이 미이라는 표정 가지도 살아(?)있다. 반짓고리가 인상적이다.
미이라 옆에 놓인 '빗'으로 머리카락을 다듬었다. 샴프는 물론 없다. ^^
주로 알파카로 짠 정교한 옷들과 장식들이 이들의 문화생활을 가늠케 한다.
이 미이라는 죽기직전 까지 무엇을 생각하며 살았을까?...은하 저멀리 本鄕이 있다고 철저히 믿고...!
'참빗'과 닮은 이 빗을 보며 머리카락의 소중함과 동시에 인체의 소중함을 느꼈다. 오늘날 마구 '칼질'해대는 문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제발 생긴대로 살자!
작은 미이라...그렇다고 꿈까지 작지는 않았다. 은하철도에 먼저 탑승한...
놀랍다!... 채색토기와 화려한 문양의 손가방...
Chauchilla유적지를 소개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집단) 묻혀 있다는...같이 살고 같이 묻혀간 곳
나는 한동안 이 미이라를 응시하며 대화를 했다.
Chauchilla로 가기전 날 아레끼빠 광장에서 꼬레아를 잘 아는 현지인과...
아레끼빠는 정말 화려한 도시다. 곳곳에 화려하고 세련된 조각들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센트로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담아 본 아레끼빠의 넘길대는 밤풍경이다.
나스까로 가는 버스가 있는 터미날...오르메뇨사는 자주 볼 수 있는 회사다.
터미널 주변풍경이다.
폐차를 수리한 자동차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낡은 집들과 세련되지 못한 음식들도 여행자들을 위한 좋은 볼거리와 먹거리들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인들의 눈을 너무 의식하는것 같다. 그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우리의 '꾸미지 않은 본 모습'이다. 세상에는 우리보다 앞선 문화와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또한 내것이 소중하듯이 지구촌에는 소중한것들이 너~~~무도 많다. '한류'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제3세계에서 그들과 같이 호흡하며 그들을 보다 잘 이해할 때 '한류가 일류'가 될 것이다. 이웃들에게 무엇인가 대접하고자 '보여'주는 이면에는 굵은 땀방울이 숨어있다. 쉰내가 풀풀나는 그 땀방울 속에 우리 블로거들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다. 시간이 2,000년쯤 지난후에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할까?...궁금하다.
<계속>
* 다음편은 '수수께끼의 나스까 지상화' 그림을 소개해 드린다.
내/가/꿈/꾸/는/그/곳
|
'┌ [ㅇ] 뷰 티 ─ △▶┐└ ◀▽┘ > ♥ 미스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헉~!!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말 (0) | 2007.07.02 |
---|---|
[스크랩] 저승을 다녀온 여인 (0) | 2007.06.30 |
[스크랩] 코끼리 다리...왕첸 (0) | 2007.06.27 |
[스크랩] <미스터리> `지구 종말의 순간` (0) | 2007.06.24 |
[스크랩] 청년10명 잇단 죽음... 주민 "귀신의 한 때문" (0) | 2007.06.22 |